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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불당동] 주노상회 맛 좋고 깔끔한 삼겹살집

은비냥냥 2021. 9. 1. 11:04

불판에 지글지글 굽는 고기가 먹고 싶었던 날. 

 

사실 코로나 때문에 외식을 자제하느라 주로 배달 삼겹살만 먹었는데, 배달로는 도무지 채워지지 않는 '지글지글'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오래간만에 고깃집을 찾았다.

 

일단 필수 조건은 두 가지였음.

 

1. 가게가 깔끔해야 한다.

2. 고기를 구워주는 가게 (왜냐면 난 고기를 진짜 못 굽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방문하게 된 불당동 돼지고기 맛집 <주노상회>.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대를 피하기 위해 저녁 먹을 시간 치고는 살짝 이르게 도착했는데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우리가 밥을 다 먹을 무렵에는 모든 테이블이 만석이었다. 가게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기도 하지만 주노상회의 인기가 느껴졌다.

 

가게는 외관/내관 모두 깔끔하다. 아무리 기름 튀는 고깃집이라도 더러운 건 못 참는 나의 까다로움을 충족했다. 고깃집임에도 아직 덜 친한 이성과 데이트하러 와도 될 정도의 느낌이다.

 

주노상회 메뉴

메뉴와 가격을 참고해주세요.

 

삼겹살을 먹으러 갔는데 어쩌다 보니 우리는 갈매기살과 항정살을 먹고 왔다. 미리 말해두지만 항정살이 특히 맛있었다. 다음에 꼭 삼겹살이랑 목살도 먹어볼 것이다.

 

고기가 나오기 전 기본 상차림, 꽤 푸짐하다.

 

특히 계란찜이 폭신폭신하고 너무 맛있었는데 내가 호로록 먹어치웠더니 리필도 해주셨다. 사진 속에는 보이지 않지만 고기와 함께 구워 먹을 수 있도록 김치와 고사리나물도 나온다. 

 

와사비와 명이나물 나오는 것도 참 좋았다. 고기에 와사비 콕 찍어 명이나물에 싸 먹으면 정말 맛있는 조합이다.

 

갈매기살 150g 당 15,000원

불당동 맛집 주노상회에서는 고기를 전부 구워주신다! 나는 고기를 잘 못 굽기도 하고 솔직히 싫어한다. 다 구워주시면 얼마나 맛있고 편하게요? 

 

그리고 사진 초점이 좀 나갔지만 아련하게 보이는 구운 김치와 고사리나물. 김치야 어디서든 다들 구워 먹지만 고사리나물을 구워 먹는 건 독특한 별미였다. 나중에 밥 볶아먹을 때도 그 맛에서 고사리의 역할이 아주 훌륭했다.

 

나는 맛 그냥 그런 데서 먹고 맛있다고 포스팅하는 거 싫다. 하지만 주노상회는 정말 맛있었다. 그래서 먹는데 너무 집중하는 바람에 고기 사진 찍은 게 딱 저거 한 장이라는 점에서는 블로거 실격인 것일까. 굽기 전 사진도 찍고 항정살 사진도 찍고 했어야 했는데. 사진 찍기를 잊을 만큼 맛있는 가게라고 이해해주세요.

 

볶음밥 1인분 2,000원

한국인의 후식은 역시 볶음밥이다.

 

비빔국수를 먹으려다가 처음 방문했으니 가장 기본부터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주문한 볶음밥이었다. 고기로 배가 가득 찬 와중에도 잘 들어갔다. 위에서 말했듯 구운 고사리가 섞여있는 것이 볶음밥 맛의 차이를 만들어냈달까.

 

사장님께서 다음에는 볶음밥 볶을 때 넣을 고기를 몇 점 남겨두는 게 좋다고 하셨다. 고기 약간 섞어서 볶으면 더 맛있다고. 우리는 고기를 너무 싹싹 먹어치운 후였다...

 

아, 사장님 하니까 생각나는데 사장님 무척 친절하시다. 나는 또 친절에 예민하다. (이것저것 예민한 부분이 많은 사람이다.) 아무리 맛있어도 불친절하다는 인상이 느껴지면 절대 다시 안 오는데 너무 친절하셔서 마음에 쏙 들었다. 우리 고기 구워주시다가 김치 양념이 무쌈에 살짝 튄 것까지 신경 써주셔서 섬세함이 느껴졌다.

 

 

영업시간 15시부터 22시까지, 화요일 휴무.

 

주차는 가게 앞에도 공간이 있고 근처 길목에 적당히 댈 만한다. 주말이었음에도 주차 자리 찾는 데 어려움은 특별히 없었다.

 

오래간만에 맛있는 삼겹살집을 찾아서 뿌듯하다. 또 돼지고기가 당기는 날에는 다시 한번 불당동 <주노상회>를 방문할 생각이다. 그때는 사진 좀 더 제대로 찍어와서 보충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