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카페 놀이

경복궁에서 다과를, 생과방에 다녀오다

은비냥냥 2021. 10. 25. 15:52

항상 눈으로 보기만 했던 경복궁의 방 안으로 들어가 전통다과를 즐길 수 있는 근사한 체험이 있다는 것을 아시는가.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운영이 중단되었던 <경복궁 생과방>이 백신 접종 완료 후 2주가 경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고 하여 번개 같은 클릭질로 예약에 성공하여 다녀왔다.

 

'생과방'이란?

경복궁 소주방 전각에 위치한 '생과방'은 궁중의 육처소(六處所) 가운데 하나이며, '국왕과 왕비'의 후식과 별식을 준비하던 곳으로 '생물방'이라고도 불렸습니다. 경복궁 생과방 프로그램은 조선왕조실록의 내용을 토대로 실제 임금이 먹었던 궁중병과와 궁중약차를 오늘날에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유료 프로그램입니다. (출처 - 경복궁 생과방 홈페이지)

 

생과방에 가려면 우선 경복궁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경복궁 입장료는 성인 기준 인당 3000원을 준비해주세요. 누구나 가슴 속에 있다는 3천 원. (정말 오래된 드립이다.)

 

안내판을 따라가면 금방 생과방 앞에 도착할 수 있다. 여기서부터 벌써 두근두근 설레기 시작했다.

 

많은 경복궁 관람객분들이 생과방에 들어오고 싶어하셨다가 예약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는 말에 실망하며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을 보았다. 꼭 예약하고 가야 한다!

 

이렇게 장금이 같은 옷차림을 하신 직원분께서 입구에 나와서 예약자명과 백신 접종 완료 2주 경과 여부, 체온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계신다. 

 

나는 휴대폰 COOV(쿠브) 앱으로 백신 접종 인증서를 준비했다. 쿠브는 앱 설치만 하면 아주 쉽게, 한 3분 만에 인증서를 불러올 수 있어 무척 편리하다.

 

생과방 내부로 입장하여 궁중약차와 궁중병과를 주문한 후에 각자의 자리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내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직원분들이 1미터 간격을 지키며 줄을 설 수 있게 잘 관리해주셨다. 그리고 치열했던 주말 생과방 예약에 성공한 나의 바람 같은 손가락을 칭찬해주셔서 무척 뿌듯했다.

 

 

앞에 한복을 입고 오신 일행분들이 계셨는데 분위기에 어울리고 너무 예뻤다. 나도 결혼 때 맞춘 한복이라도 입고 올 걸 그랬나.

 

주문하러 가면 다과가 이렇게 소개되어 있다. 차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맛일지 알 수 없으니 여기서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살펴보고 취향에 맞는 것을 골라보도록 하자.

 

준비된 차 종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여기 메뉴판을 참고해주세요.

 

나는 담강다를, 남편은 감국다를 선택했다. 참고로 차는 아이스로 마시는 것도 가능하다. (대접 같은 데에 얼음을 담아서 함께 주심)

 

그리고 차와 함께 즐길 수 있는 6종의 궁중병과!

 

생과방에 자주 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저 과자 하나하나의 크기가 조그마하기 때문에 보통 6종을 전부 다 주문하시는 듯했다. 그래야 사진도 예쁘게 찍힌다고!

 

나와 남편도 각자 종류별로 주문을 하고. (가격은 둘이서 25,000원 나왔다.)

 

자리를 안내받아 앉는다.

 

참고로 생과방은 최대 2명까지 예약이 가능한데, 그래서인지 모든 자리가 2명씩 나란히 앉도록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도 가림막이 놓여 있다. 

 

대화하기가 불편해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코로나 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 이런 시기에 생과방 체험이 다시 재개된 것만으로도 너무 기쁘니까 괜찮았다.

 

과자는 구입하여 각자 들고 가게 되고 차는 따로 내어다 주는 시스템이다. 자, 이제 하나하나 포장된 궁중병과를 풀어 예쁘게 놓고 차도 따라보도록 하자.

 

너무 예쁘다, 정말.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배부르고 하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조그마한 소반 위에 차려진 다과가 어찌나 곱고 보기 좋고 또 맛있어 보이 던 지 먹기도 전부터 기분이 너무 좋았다.

 

 

실제로 맛도 있다. 나의 최애는 사과정과와 약과였다. 원래 별로 안 좋아하는 곶감 들어간 과자만 남편 주고 나머지는 아껴가며 맛있게 먹었다. 

 

운이 좋게도 이 날 날씨가 정말 너무 좋아서 생과방 창 밖으로 보이는 맑고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도 사진을 남겨본다. 

 

항상 밖에서 들여다만 보던 경복궁의 방 한 칸에 들어와 앉아 이렇게 따스한 오후의 햇살을 즐기고 있다니, 비현실적인 기분이 들 정도였다. 

 

생과방 내부는 이런 느낌으로 장식되어 있다. 다른 손님들이 계셔서 내부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천장도 한 컷 사진에 담아본다.

 

창 밖으로 전통 복장을 갖춰 입은 직원분들이 다과상을 들고 오가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정말 조선 시대에 살짝 발이라도 담가본 느낌이 난다. 뭐, 최소 양반이었어야 이렇게 즐길 수 있었겠지만.

 

생과방은 이용시간이 1시간으로 정해져 있다.

사진 찍고 먹고 감탄하다 보니 너무나도 순식간에 한 시간이 지나갔다.

 

아쉬워서 나오면서 생과방을 배경으로 사진을 또 남겼다.

 

 

경복궁 생과방 프로그램 예약하는 방법!

생과방 예약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할 수 있다.

다가오는 11월 예약은 10월 29일 금요일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다.

 

코로나 때문에 앞으로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어쨌든 현재로서는 전달 말 무렵에 다음 달 예약을 오픈하는 방식인 것 같으니 빠르게 손가락을 놀려 예약을 노려보도록 하자.

 

주말 예약은 정말 눈 깜빡할 사이에 모두 매진된다. 한 타임에 20명밖에 안 받으니까. 나는 네이버 시계를 띄워놓고 시간을 딱 맞춰서 들어갔다.

 

 

<주의사항>

 

1. 한 사람이 반드시 본인을 포함하여 총 2명까지 예약할 수 있으며

2. 두 명 모두 백신 접종 완료 후 2주가 경과하였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3. 생과방에 대한 자세한 안내와 다음 예약 오픈일에 대한 공지사항은 아래 경복궁 생과방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saenggwabang.modoo.at/

 

[경복궁 생과방 - 홈] 경복궁 생과방

경복궁 생과방 2021

saenggwabang.modoo.at

 

고궁에서 열리는 이런 프로그램들 너무 소중하고 좋다.

 

다음에는 창덕궁 달빛기행에 도전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