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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불당동] 꼬니숑, 흔치 않은 맛과 분위기의 이탈리안

은비냥냥 2021. 9. 13. 15:28

남편이 밥을 사주기로 해서 아주 잘 얻어먹어야겠다고 단단히 각오한 날.

 

신중하게 식당을 고른 끝에 불당동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꼬니숑>에 방문하기로 했다. 이탈리안이야 사실 너무 흔하지만 꼬니숑은 메뉴가 독특한 데다가 분위기가 무척 좋다는 점에서 기대가 되었다.

 

** 네이버 예약이 가능하다. ** 전화 예약 싫어하는 소심한 사람으로서 네이버 예약 가능한 식당 매우 좋아해서 간편하게 예약하고 출발.

 

깔끔한 외관의 가게다.

 

불당동 안에서도 꼬니숑이 위치한 이 골목 근처는 내가 밥 먹고 카페 가려고 자주 오는 구간이다. 너무 시끄럽거나 번잡스럽지 않고 조용하고 괜찮은 가게가 많이 모여있다. (다만 불당동 어디나 그렇듯이 주차한 차들이 길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차 타고 지나갈 때 조심조심해야 하긴 함.)

 

꼬니숑이 무슨 뜻일까 궁금했는데

 

이렇게 가게 이름 설명이 적힌 귀여운 입간판이 놓여있었다.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흠칫했지만 오이 먹으러 온 건 아니니까.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커다란 샹들리에.

 

예쁘다! 샹들리에가 가게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준다. 저녁 시간에 온다면 샹들리에가 더욱 로맨틱하게 보일 것 같다. 샹들리에 아래에는 인원이 많은 손님들을 위한 큰 테이블이 놓여 있는데 내가 방문했을 때는 손님들이 앉아계셔서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꼬니숑 메뉴

알리오 올리오 같은 기본적이고 대중적인 파스타도 있지만, 다소 독특한 메뉴들도 여럿 눈에 띈다. 사실 파스타는 집에서 만들기도 어렵지 않고 사 먹기도 자주 사 먹다 보니 좀 지루한 느낌이 있는데 잘 보기 힘든 메뉴들이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식전빵은 따로 주문해야 나오는 것이 아니고 기본으로 한 접시 나오고, 사이드 메뉴에 쓰여있는 것은 추가로 더 먹고 싶은 분들을 위한 것이다. 이따 사진에 나오겠지만 식전빵이랑 나오는 스프레드가 아주 맛있다.

 

꼬니숑 음료 메뉴

코키지 서비스가 무료라서 와인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더 좋을 것 같은 꼬니숑. 나는 무조건 맥주파! 와인맛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서 별 상관은 없지만, 사실 가게 분위기라든가 음식이 와인과 궁합이 좋아 보이긴 한다.

 

가게에 보유하고 있는 와인 리스트는 따로 문의! 

와인잔과 와인셀러는 그냥 놓아두기만 해도 인테리어에 한몫하는 것 같다. 나도 와인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면 좋은데, 음, 아무리 마셔도 아직 잘 모르겠다.

 

기본 테이블 세팅.

나는 사각 테이블보다 둥근 테이블을 좋아해서... 원탁 있는 식당이 좋아! 식기도 예쁘고 물병이 예쁘다.

 

식전빵이 나왔다.

빵은 그냥 평범한 빵인데 같이 나오는 저 스프레드가 달달하고 아주 맛있었다.

 

구운 배추 샐러드 17,000원

첫 번째 메뉴가 나왔다. 구운 배추 샐러드.

 

개인적으로 이 메뉴를 꼭 드셔 보시라고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배추 구운 게 이렇게 맛있을 수가? 위에 뿌려진 브라운 치즈랑 베이컨을 곁들여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풍부한 맛이 아주 좋았다.

 

 

샐러드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차가운 음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건 따뜻한 샐러드라서 그런지 내 입맛에도 너무 잘 맞고 남편도 무척 좋아했다.

전에 어느 카페에서 먹은 브라운 치즈 듬뿍 올린 크로플도 맛있던데... 우리 집에도 브라운 치즈를 장만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알리오 올리오 16,000원 + 페로니(맥주) 7,000원

파스타도 특이한 메뉴를 골라볼까 하다가, 첫 방문이니 가장 기본이 되는 알리오 올리오를 주문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오일 파스타를 잘하는 집이야말로 진정한 파스타 맛집이라고 생각한다. 토마토나 크림은 어느 가게든 맛의 차이가 엄-청 크게 나지 않는데 비해, 오일은 잘하는 집과 못하는 집의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꼬니숑의 오일 파스타는? 맛있음! 마늘 외에도 갖은 재료가 들어가 있어서 처음에 비주얼만 보고는 조금 의아했는데 다행히 맛은 괜찮았다. 오일이 약간 찐득찐득하게 면을 감싼 느낌이 좋다고 해야 하나.

 

남편에게 운전을 맡기기로 하고 나는 맥주도 한 잔 했다. 파스타와 맥주 조합이 의외로 정말 좋답니다.

 

램마호크 스테이크 42,000원

그리고 내가 제일 기대했던 메뉴가 나왔다.

 

램마호크 스테이크! 양고기의 다섯 가지 부위 (부챗살 꾸리살 등심 어깨살 살치살)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메뉴라고 한다. 양고기 스테이크가 이렇게 다양하게 나오는 건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문 메뉴다.

 

감자수프(로 추정되는 것)를 같이 주셔서 양고기를 찍어먹을 수도 있다. 나는 홀그레인 머스터드를 좋아해서 주로 그것과 먹었지만 남편은 감자수프도 아주 맛있게 먹더라.

 

 

양고기가 잘못 조리하면 냄새도 나고 별로이기 쉬운데, 꼬니숑의 양고기 스테이크는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뼈까지 통째로 붙어서 나오는데... 역시 고기는 뼈 고기가 맛있지 않습니까? 물론 뼈 바르는 게 조금 귀찮긴 하지만 집게랑 가위를 주셔서 삭둑삭둑 잘라서 잘 먹었다.

 

사실 갈리시안 문어가 꼬니숑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해서 고민했는데 이 날 양고기가 당겨서 포기하고 램마호크 스테이크를 고른 건데 정말 잘 한 선택이었다.

 

다음에 와서 문어 요리도 꼭 먹어보고 싶긴 하다. (다른 분들 먹는 거 봤는데 비주얼이 아주 좋았다.)

 

가게 내부 사진 한 장과 함께 메뉴 리뷰는 여기서 마무리.

 

대단히 특별할 것은 없는 인테리어 같기도 하지만 매장 가운데 있는 샹들리에가 분위기를 딱 잡아주고, 테이블 간 간격도 좁지 않은 편인 점이 만족스러웠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왔는데 시끌시끌하면 너무 싫으니까.

 

그밖에 식기나 사소한 소품도 공을 들이신 느낌이라 확실히 천안에 많지 않은 '기념일에 갈 만한 식당'이라고 생각한다. 

 

 

월요일-토요일까지 11:00-22:00 영업, 오후 3시와 5시에는 브레이크 타임이 있다. 점심 예약은 2시 30분까지 가능하다. 

 

주차는 가게 앞, 옆에 가능하긴 한데 자리가 아주 넉넉하지는 않다. 하지만 근처 골목 어디에든 댈 수 있기는 하다. (이 근처 와서 주차 자리 찾기에 실패한 적은 없다.)

 

그리고 가게에서 특별한 안내를 보지는 못한 것 같은데 네이버 정보에는 노키즈존이라고 되어있으니 아이와 함께 방문하시려는 분은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

 

참, 그리고 내가 중요시하는 친절 포인트! 가게 사장님(으로 추정되시는 분)도 그렇고 서버분들도 그렇고 굉장히 친절한 편이셔서 여러모로 좋은 기억으로 남은 불당동 이탈리안 레스토랑 <꼬니숑>이었다.